‘욕구-생각’과 감각의 제로섬 관계, 오감과 친해져라
심리학·명상 접목한 개척자 김정호 덕성여대 명예교수
김한수 기자 2024.07.11.
https://www.chosun.com/culture-life/relion-academia/2024/07/10/LL4PSNJWXBE7NPQ33PWRWBRKWA/
“인간의 뇌는 정보 처리 용량이 작습니다.
용량이 작은 덕분에 다루기도 쉽습니다.
대신 훈련이 필요하지요.
명상, 마음챙김, 긍정심리는 좋은 훈련 방법입니다.”
김정호(66) 덕성여대 명예교수는 30여 년 전부터 심리학과 명상을 접목시켜온 선구자이다.
불교 학교인 동국대 부속 중고교에서 불교를 배우면서 ‘물질 세계보다는 마음의 세계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고려대 심리학과로 진학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생 시절에는 방학 때면 재가 불교 지도자였던 백봉 김기추(1908~1985) 선생 문하에서 집중 수행을 하는 등 평생 참선 수행을 해왔다.
심리학 강의에 명상 과목이 거의 없던 2000년대 초반 ‘명상심리학’ 수업을 개설하기도 했다.
한국심리학회장, 대한스트레스학회 이사장, 한국건강심리학회장을 지냈다.
‘스트레스는 나의 스승이다’ ‘마음챙김 명상 멘토링’ ‘’명상‧마음챙김‧긍정심리 훈련(MMPT) 워크북’ 등의 많은 저서를 펴냈고 현재도 유튜브 ‘MMPT 마음공부’ 동영상으로 명상과 긍정심리를 전파하고 있다.
일상 속 명상을 강조하는 김 교수를 지난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MMPT마음공부]
-심리학자로서 명상을 접목시킨 계기가 있습니까?
“저는 인간이 어떻게 이해하고 기억하는지에 관한 연구로 박사 논문을 썼어요.
그 후에 저를 돌아보면서 수행과 학문을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이 뚜렷해졌고, 저를 포함해서 ‘인간이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과 서로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성숙해질 수 있을까’를 연구하게 됐습니다.
대표적인 접근법으로 명상과 마음챙김을 적용했고 나중에는 긍정심리도 도입하게 됐지요.
중학생 이후로 참선 수행을 해온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스트레스는 나의 스승’이란 명제가 선생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어요.
“우리는 흔히 스트레스라면 ‘없으면 좋은 거, 피하고 싶은 대상’ 정도로 생각하지요.
또 ‘스트레스 받는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누구로부터 받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내가 개입해서 만드는 것입니다.
환경 등 바깥의 조건과 나의 동기, 인지, 정서 등 ‘안 조건’이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지지요.
그러니 스트레스와 화를 잘 살피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고 성장하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스트레스가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이 제시한 ‘생각과 감각의 제로섬 관계’라는 그림이 흥미롭습니다.
감각이 늘어나면 생각이 줄고, 생각이 늘면 감각이 줄어든다는 뜻이지요?
**제로섬(zero-sum)관계:"한쪽의 이득+다른 쪽 손실=제로"가 되는 게임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