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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평범하지 않아요"… 자서전으로 삶을 기록하는 출판사 대표
화이트 성
2025. 6. 14. 16:09
"누구도 평범하지 않아요"… 자서전으로 삶을 기록하는 출판사 대표
방수영 이분의일코리아 대표
이민경 기자 입력 2025.06.14.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5/06/14/IMXGWMKJGRDZTO6AWVQAUTAJ3I/
“누구도 평범하지 않아요”… 자서전으로 삶을 기록하는 출판사 대표
누구도 평범하지 않아요 자서전으로 삶을 기록하는 출판사 대표 방수영 이분의일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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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은 성공한 사람만 쓰는 게 아닙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기록할 자격이 있습니다.”
방수영(34) 대표는 자서전 전문 출판사 ‘이분의일코리아’ 대표다.
지난 5일 경기 과천시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사람들은 흔히 자기 삶이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했다.
2019년 9월 ‘이분의일코리아’를 창업했다.
국내 최초 자서전 제작 전문 출판사다.
“대한민국 국민 절반이 자기 책을 만드는 날까지 회사를 운영하겠다”며 출판사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그간 방 대표가 펴낸 자서전은 350권이 넘는다.
2023년에는 사회적 기업 인증도 받았다.
그간 방 대표가 만나 책을 펴낸 이들의 인생은 제각각 다양하다.
퇴직 후 유럽에서 ‘한 달 살기’를 감행한 60대 남성, 평생 가족을 돌보며 살아온 주부, 검정고시를 거쳐 간호조무사가 된 전직 일용직 노동자 등이다.
방 대표는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인생들이 책 속에서 새롭게 숨을 쉬게 됐다”고 했다.
글 쓰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방 대표는 ‘화(火)’나 ‘맛’처럼 자연스럽게 감정을 자극하는 단어로 까먹고 있었던 옛 기억을 이끌어낸다.
그는 “감정에서 출발하면 잊고 지냈던 진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글이 아니라 마음을 먼저 여는 것”이라고 했다.
방 대표는 매년 탈북민, 저소득층 등 소외 계층을 위한 자서전을 5~6권씩 무료로 제작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음 달 아버지가 될 예정인 탈북민 김모(36)씨의 자서전을 작업하고 있다.
그는 “김씨는 10년 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했다.
지금은 직장도 있고 가정도 꾸렸지만, 마음속 외로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며 “그런 그가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다’며 자서전을 쓰겠다고 나를 찾아왔다”고 했다.
김씨는 북한에서의 삶과 탈북 과정의 어려움, 한국에서 적응했던 이야기들을 글로 풀어냈다.
방 대표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함께 껴안는 일”이라며 “책을 다 쓰고 나면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방 대표는 최근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서전 작성 앱을 만들었다.
앱을 켜면 생년월일, 성별, 직업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게 한 뒤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질문’을 제시한다.
사용자가 글이나 음성으로 답하면 AI가 이를 정리해 ‘완성된 글’로 만들어 준다.
내년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