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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털, 목젖, 사랑니의 이유 있는 항변

화이트 성 2022. 3. 17. 10:27

겨드랑이털, 목젖, 사랑니의 이유 있는 항변

윤희영 에디터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2/03/17/Q32UYAO4LFESPADVT74HJRQFFM/

 

[윤희영의 News English] 겨드랑이 털, 목젖, 사랑니의 이유있는 항변

윤희영의 News English 겨드랑이 털, 목젖, 사랑니의 이유있는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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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털은 왜 쓸데없이 나서 남부끄럽고 무안하게 하고, 사랑니는 왜 사랑 한번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사람에게도 입안까지 고통스럽게 하는 걸까.

인체에는 아무 쓸모 없는 것 같지만, 쓸 데 있는 부위들이 있다.

 

 

목구멍 뒤쪽에 매달려있는 목젖의 존재 가치에 관심을 갖는 이는 별로 없다.

목젖은 인간에게만 발달돼 있다.

선사시대부터 몸을 구부려 물을 마시고, 언어를 구사하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량의 침을 빨리 분비하기 위해 돌출했다. 사람은 평생 수영장 두 개를 채울 만큼의 침을 생성한다고 한다.

 

 

겨드랑이털은 짝을 유인하는 몸 냄새를 퍼뜨리는 도구로 돋아난 것이다.

고대에 남성과 여성이 동물적 본능으로 서로 유혹하려고 특유의 냄새를 풍기면서 땀샘 위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남자들의 젖꼭지는 왜 있는 걸까.

인간은 모두 자궁에서 여성으로 생겨난다.

60일 동안은 모든 배아가 똑같은 과정을 거치다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Y 염색체로 변형을 가하면서 남성으로 바뀌게 된다.

그 첫 두 달 동안의 비 기능성 흔적이 남자 젖꼭지다.

 

 

입 안 뒤쪽 약간 부어오른 듯 보이는 부분이 있다.

편도선이다.

코와 입을 통해 침입하는 감염으로부터 몸을 방어하는 림프계의 한 조직으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과부하에 걸리면 급성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만성 질환이나 호흡 장애로 이어지면 아예 잘라버리는 것이 낫다는 말도 있지만, 의사들은 나름의 역할을 한다며 반대한다.

 

 

전혀 쓸모없는 것 중 하나는 사랑니다.

세 번째 어금니를 말하는데, 뿌리 같은 거친 먹거리를 씹어 먹느라 생겨났다가 도태된 것으로, 영어로는 wisdom teeth라고 한다.

10대~20대 철이 드는 연령층에 생긴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사랑니라는 우리말 표현은 ‘사랑을 시작하는 나이에 나온다’ ‘첫사랑을 앓듯이 아프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속설이 있으나, 속설일 뿐이다.

‘살난이’가 어원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살’은 ‘시간을 보내고 천천히’라는 뜻으로, 말하자면 ‘미루어 늦게 나온 이빨’이라는 의미라고 한다.